본문 바로가기
북헌터

소설 묵향 아직도 안 끝났습니까?

by 월드매니저 2021. 11. 18.
반응형

김용의 영웅문으로 들어서게된 무림의 세계는 쉽게 빠져나갈수 없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무협지는 이렇습니다. 평생 한번도 안본 사람과 평생 보는 사람으로 나뉘는것이죠.

 

 

김용의 작품들을 섭렵하고, 한국무협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영웅문이 나올 당시에 우리나라 무협지는 만화방에 있는 세로형태로 되어 있는 책이었죠. 두껍고 세로로 되어 있고, 글자 빽빽하고 7권정도의 권수였습니다. 그런 무협지는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친구중에 그당시 유명했던 와룡강의 책들을 학교에 가져와 읽는 친구가 있었는데 호기심에 슬쩍 봤던 적은 있습니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지간한 야설 저리가라 할 정도의 노골적인 작품을 찍어내던 작가였죠........

 

그런데 90년대 초반 도서출판 뫼에서 대본소 시절의 작품들을 가로형태의 책으로 새롭게 내기 시작하면서 한국무협을 많이 보기 시작했습니다. 7권정도의 세로책을 거의 3권으로 재편집해 내놓는게 많았습니다. 야설록의 객시리즈를 많이 봤었고, 금강, 서효원, 백상, 검궁인, 사마달의 이런 저런 책들을 많이 읽었네요. 

 

그러다가 용대운의 태극문, 독보건곤을 읽고 일명 신무협에 빠졌습니다. 용대운과 함께 좌백을 가장 좋아했네요. 용대운, 좌백, 진산, 운중행, 풍종호, 장경등의 작품을 한참 읽었는데, 어느덧 신무협의 인기도 시들해졌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무협을 접하지 않았는데 다시 접하게 된 계기가 소설 묵향이었습니다. 

 

그당시 묵향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무협지라고는 읽어본적도 없는 친구가 재밌다고 묵향을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시 대학도서관마다 대출순위 1위가 거의 묵향이었다고 하죠. 저도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구무협, 신무협도 아닌 뉴무협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예전 무협지의 향기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새롭고 신선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무림편도 정말 좋아했는데, 판타지 세계로 넘어가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무협소설은 좋아했지만 판타지쪽은 취향과 맞지 않아 읽지 않았는데 묵향으로 인해 제대로 접하게 되었었죠.

 

아마 묵향 이후로 다양한 퓨전작품이 유행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무림에서 현경을 찍고 최고 고수가 되었다가 판타지세계로 건너가 벌어지는 이야기는 처음 영웅문을 읽었을때처럼 빠져서 읽었었네요. 특히나 아르티어스를 만나고 같이 다니면서부터는 보는 재미가 더했던것 같네요. 

 

그리고 다시 무림으로 귀환해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특히 딸인 소연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나, 다시 몽고에 가서 하부르를 만나는 장면은 정말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소연이 팽가의 계략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한걸 묵향이 전력으로 달려와 신위를 보여주고 구해주는 장면은 짜릿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 였습니다. 드래곤인 아르티어스를 무림으로 끌고온게 잘못이었는지 뭔가 계속 어긋나는것 같더군요. 무공을 익히다 주화입마에 걸리는 설정으로 계속 동굴속에서 자는것으로 해놓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겠죠. 무림을 돌아다니다가 만통음제를 죽일뻔하고 납치한 이후부터는 너무 질질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동조 작가는 처음에 어차피 결말은 정해져 있다. 발해의 생사경의 고수에게 묵향은 죽고 끝난다. 이렇게 말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결국 다시 판타지세계로 가더군요. 사실 그때부터는 거의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이걸 평생 연재해서 끌고 가려는건가 생각도 들고, 초반의 그 신선함과 파격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볼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완결되면 다시 볼까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아직도 완결이 안난것 같더군요. 묵향의 영혼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름도 기억이 안나는....)이 아직도 각성을 못했다고 하는것 같으니... 처음에 정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 작품이었는데 점점 길을 잃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적당한 시점에서 화끈하게 마무리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