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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헌터

영화 헤어질 결심 후기 결말 쿠키 정리해봅니다

by 월드매니저 2022.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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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을 봤습니다. '헤어질 결심' 은 그동안의 박찬욱 감독의 영화와는 다름 점이 많습니다. 그동안 거의 모든 작품이 청소년관람불가였는데 이번엔 무려 15세관람가입니다. 거기에 멜로영화라니....  항상 독특하고 스타일리쉬하면서 본인의 색깔을 확실히 나타내는 감독의 작품인만품 평범한 멜로영화일것 같지는 않았지만, 다른 작품들에 비해 부담없이 편하게 관람에 임할 수 있었네요.

 

이 작품으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만큼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도 있었고, 박해일과 탕웨이라는 다소 낯선 조합에 대한 기대도 함께 가지고 관람을 했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영화에 대한 강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감독 : 박찬욱 
각본 : 정서경, 박찬욱
출연 :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고경표 외
상영시간 : 138분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후기

 

등산을 하다 추락사한 사고를 맡게 된 해준(박해일)은 사망자의 아내인 송서래(탕웨이)를 만나게 됩니다. 송서래는 일반적인 사망자의 아내와는 다른 반응으로 해준의 관심을 끌게 되죠. 남편의 죽음에도 큰 감정의 동요가 없이 담담하며 냉정한 태도를 보입니다.

 

해준은 서래를 조사하며 서서히 그녀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담당형사가 매력적인 여자 용의자를 만나 사적인 감정을 갖게 되는 건 그리 특별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흔하게 보던 클리셰라고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의 연출력과 박해일, 탕웨이의 연기는 뻔한 구성을 뛰어 넘습니다. 

 

극적인 효과 없이 차분히 천천히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해준과 서래의 이야기를 그려나갑니다. 해준이 서래에게 갖게 되는 감정에 대해서는 보는 관객도 쉽게 알수 있을만큼 표현됩니다. 

 

반면 서래는 해준에 비해 모호합니다. 자신의 범죄행위를 숨기기 위해 해준을 이용하려 하는 것인지, 순수하게 좋아하게 되는 것인지 보는 관객이 헷갈리죠. 원초적본능의 샤론스톤과 같은 악녀인것 같기도 하고, 가련하고 순수한 피해자인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해준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점점 나타내기는 하지만 순수한 마음인지, 의도가 반영된 것인지를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듭니다. 탕웨이라는 배우가 갖고 있는 매력이 그 부분을 한층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아 점점 몰입해서 보게 되었던것 같네요.

 

 

나이가 들어감에도 여전한 소년미를 보여주는 박해일은 서래로 인해 서서히 변해가는 해준을 표현하는데 더할 나위 없습니다. 첫사랑에 설레여 하는 소년같은 면모도 보여주면서, 자신의 직업관과 서래에 대한 사랑사이에서서 점점 붕괴되어 가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죠.

 

 

 

박해일은 이제 곧 개봉할 '한산 용의 출현' 에서 이순신 장군으로 출연하는데, 점점 대배우로서 입지를 다져가는 듯 합니다. 이순신 장국으로 보여줄 모습도 상당히 기대가 되네요.

 

박해일과 탕웨이, 두 배우의 존재감만으로도 영화가 꽉 찹니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동안 지루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고, 이 이야기의 끝이 도대체 어떻게 될지 계속 시선을 뗄수가 없었네요. 

 

한국어가 서툰 서래와 스마트폰 통역 앱을 이용해 소통하는 장면은 독특하면서도 좋았습니다. 극중에서 스마트폰이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하는 만큼 계속해서 시선을 끌게 만들더군요. 처음 사건에 대해 해준이 알게 된 것도 서래의 스마트폰이었고, 경찰로서 자신을 버리고 붕괴되기 시작한 것도 역시 스마트폰이었죠. 시간이 흐른 뒤 두 번째 사건에서도 핸드폰은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서래의 마음을 해준에게 전해주는 도구가 되기도 하면서 해준과 서래의 가장 중요한 비밀을 갖고 있는 강력한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서로에게 향하는 마음은 이미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커졌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은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경찰로서 직업관이 투철했던 해준은 서래의 범죄 사실을 숨겨줌으로 인해 자신의 말대로 붕괴되어 버렸습니다. 서래는 두 번째 남편을 만났지만 해준을 보기 위해 해준이 있는 이포로 올 수 밖에 없죠. 그리고 두 번째 사건으로 인해 겨우 해준과 다시 마주 서게 됩니다. 

 

결말

서래는 해준에게 미결 사건으로 남고자 합니다. 해준이 미결 사건을 항상 생각하고 떨쳐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라면 그에게 영원히 기억되기를 선택한 것입니다. 

 

중국 무협소설중에 김용의 '의천도룡기' 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극중에서 여자 주인공인 조민은 남자주인공인 장무기에게 영원히 기억되고 싶어서 그의 팔을 깨물어 이빨 자국을 남깁니다. 그리고는 치료를 해주겠다고 하면서 약을 발라주는데, 그 약은 상처를 치료해주는 약이 아니라, 덧나게 해서 흉터가 사라지지 않게 해주는 약이었죠. 남자가 팔에 새겨진 이빨 자국을 볼때마다 자신을 생각하길 바래서 였던 것이죠. 

 

 

 

소설과 영화속에서 나오는 이야기지만 정말 여자들의 마음이 이런 줄은 남자인 저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헤어질 결심에서 서래의 선택은 어느정도 이해가 갈것 같기도 합니다. 극중 해준이 서래에게 물어보죠. 왜 이런 남자들하고 결혼을 하냐고? 그러자 서래가 대답합니다. 당신과 헤어질 결심을 하기 위해서라고....  

 

자신이 진정 사랑했던 해준과 헤어질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고, 결국 그에게 미결사건으로 남아 영원히 그에게 기억되기를 선택을 하게 된 것이죠. 

 

영화 '헤어질 결심'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11번째 작품인 '헤어질 결심' 이었습니다. 평범한 멜로 영화인것 같으면서도 다양하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네요. 여운이 상당히 오래가고, 계속해서 해준과 서래의 잔상이 떠오릅니다. 역시 박찬욱 감독이라고 해야 할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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